또각또각.


마루 위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신발굽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또각또각, 끼익, 또각또각.


마루 위에서 눈을 감은 채 춤추는 이는 키가 큰 여성이자 자신의 주인이다. 현대식으로 재해석된 무무(巫舞)라던가. 조만간 있을 회합에서 몇몇 사니와들과 함께 선보일 춤이라고 하였다.


아니, 선보인다기엔 조금 다를까. 강제로 하게 됐다는 쪽이 옳을 것이다. 통지를 받고 난 이후 진저리 치는 모습을 보았으니 대강 어림짐작 가능했다.


또각또각, 스르륵.


주인은 미끄러지듯 무릎 꿇어 앉는다. 그리고 감았던 눈을 뜬다.


왔으면 얘길 하지.


녹색 눈동자가 온전히 나를 향한다.


어땠어?


나와는 달리 그녀의 말엔 별다른 감정이 담기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저 궁금할 뿐이겠지. 늘상 있는 일이었다.


굉장해! 늘 예쁘지만, 이번에도 예뻤어.


사실이다. 내 모든 말은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을 담고 있었다.


너무 예뻐서 넋놓고 보느라 인기척도 못 냈네. 미안.


그러면 주인은 우스갯소리를 들었다는듯이 웃어넘긴다.


또 그런 농담따먹기 한다.


농담따위가 아닌데. 항의를 하고자 입을 벌렸으나 이내 머리를 후려치는 생각에 입을 다문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지.


아니, 아니다. 한 번 더 정정한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의미가 다른 것 뿐이다.


다름은 다름이다. 옳지 않은 틀림이 아니며 그저 같지 않다. 오직 그러했을 터임에도 한번 깨닫고나면 모조품에 불과한 심장이 아려온다.


있지, 주인은 내가 귀여워?


어차피 내가 듣고 싶은 답은 나오지 않으리라.


물론, 귀엽지. 카슈가 제일 귀여워.


거짓말쟁이. 당신은 나를 귀여워만 하잖아. 나는 제일이 될 수 없어. 당신의 제일은 다른 녀석이니까, 나는 안 되잖아.


목끝까지 차오른 불평은 당연히 내뱉지 못한다. 쓴맛이 나는 언어를 집어삼키고 낯에 거짓된 미소를 끌어올린다.


주인이 나를 귀여워해줘서 다행이야.


아니, 전혀 다행스럽지 않아. 나는 언제고 불행했어.


나는, 카슈 키요미츠는, 거짓말쟁이 주인을 사랑하며 그 자신 또한 거짓말을 고하는 거짓말쟁이다.


또각또각.


제게 한 번 미소지어준 주인은 다시 한 번 무무를 춘다. 거짓말쟁이의 춤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가슴이 시릴만큼이나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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